2014년 12월 25일 목요일

야당 당권 도전 박지원·문재인, 사뭇다른 리더십

사실상 출마선언 박지원 vs 말 아끼며 기회보는 문재인
朴 강력한 당대표 vs 文 대표 권한 축소
당권·대권 분리해야 vs 대선 말할 때 아냐
전남 진도·경남 거제…영호남 대결
DJ 비서실장과 노무현 비서실장의 경쟁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30명이 모여 "빅3(문재인ㆍ정세균ㆍ박지원)가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빅3는 이미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반대를 능가하는 의원들의 지지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빅3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주자로 꼽히는 박지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각각 사뭇 다른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면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2월 8일 열릴 전당대회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건 박지원 의원이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른 시일 내에, 다음주 초가 될 텐데, 공식 출마선언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출마에 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18·19일 전북 지역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묵묵히 호남 지역 표심 사기에 나섰다.

이들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대조적인 리더십 스타일과 정치철학 때문이다. 박 의원은 당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문 의원은 오히려 당 대표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강력한 리더십으로 탕평인사, 공천혁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을 받아온 계파 갈등을 당대표가 주도하는 공천권 혁신으로 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친노·비노 대결을 청산해 당 분열을 막고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18일 전북 유세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에 나설 후보들은 대표가 움켜쥐고 있던 권한들을 다 놓기 위해서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파 갈등에 대해서 문 의원은 "저는 사실은 친노·비노 갈등이 상당히 과장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경쟁의 장이 벌어지면 그것이(계파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면서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과 박 의원은 대권·당권 분리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 후보는 국민에게 꿈을 주고 자기 정책과 어젠더를 설정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몸과 마음을 섞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러려면 3년은 길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박 의원이 여태 주장해온 당권·대권 분리론과 같은 논리다. 대통령 선거에 나설 사람은 당대표에 도전하지 말고 지금부터 대선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당권·대권 분리를 고집하는 이유가 문 의원의 불출마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본인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문재인 후보를 견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지금은 다음 대선을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음 대선을 접어놓고, 우선 당부터 살려놓고 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 총선, 대선 때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역으로 당권-대권 '통합론'을 주장했다.

두 의원의 배경도 대조적이다. 박 의원은 전남 진도, 문 의원은 경남 거제 출신이다. 만약 두 의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면 호남과 영남의 대결 구도가 완성된다는 점도 2·8 전당대회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고, 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DJ와 노무현의 비서실장들이 당권을 두고 진검승부를 한다는 것도 전당대회 흥행에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전당대회 경선 룰을 의결했다. 이로써 2·8 전당대회의 최대 쟁점이었던 선거인단 구성 비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 국민·일반 당원 25%로 결정됐다. 일반 국민 비율은 15%로, 일반 당원은 10%로 확정됐다. 일반 국민 사이 인지도가 높은 문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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