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8일 수요일

오바마와 캐머런 정부개혁 조언한 베스 노벡 뉴욕대 교수 인터뷰

"날로 폐쇄적이 되고 있는 관료사회를 바꾸기 위해선 꾸준한 `열린 정부 혁명`이 필요하다."

정부 혁신 전문가 베스 노벡 뉴욕대 교수(43)의 주장이다. 그는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해 정책결정 과정에 민간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을 열린 정부 혁명으로 규정한다. `관피아` 개혁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한국 사회가 귀를 쫑긋 세워봄직한 내용이다.

베스 노벡 뉴욕대 거버넌스랩 소장
뉴욕대 거버넌스랩 소장을 맡고 있는 노벡 교수는 미국과 영국의 정부 혁신 정책을 주도한 정부 개혁 전문가로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건 `열린 정부 이니셔티브`를 이끌었다. 백악관 열린 정부 이니셔티브 담당 디렉터가 당시 그의 직함이었다. 미국 정부 자문이 끝난 후엔 영국 정부가 노벡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그를 `열린 정부` 특별고문으로 스카우트해 정부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가 변화를 이끌어낸 정부조직에서 일하는 공무원만 미국(2200만명)과 영국(590만명)을 합해 약 2800만명에 달한다.

그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열린 정부 혁명(Open Government Revolution)`의 핵심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기업이 외부 컨설턴트에게 조언을 구하고 고객으로부터 상품ㆍ서비스 사용 후기를 듣는 것과 같은 논리다. 노벡 교수는 "열린 정부라고 하면 흔히 공공부문 정보 공개를 생각하기 쉽지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고 열린 정부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순히 정보 공개에 그치지 않고 민관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정부 3.0에 이어 정부 4.0 단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정부가 민관협력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 성과를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에 대해 노벡 교수는 "많은 정부가 점차 관료화되고 폐쇄적으로 되다 보니 외부와 단절돼 시대에 뒤처진 정책과 비효율적 업무 처리가 만연한 건 선ㆍ후진국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사실 정부와 국민을 잇는 일은 쉽지 않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선거였지만 몇 년에 한 번뿐인 선거로 복잡다단해지는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기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노벡 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실시간 소통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며 "정부도 기술 발전에 맞춰 의사결정 과정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이 `열린 정부 혁명`을 이뤄낼 적기라는 것.

열린 정부 혁명은 단기적으로 국민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정부의 정책입안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정책결정권 자체를 민간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는 것이 열린 정부 혁명이다 .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노벡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크라우드소싱`을 제안했다.

노벡 교수는 이미 이를 현실화하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민간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플랫폼(challenge.gov)이 대표적인 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정부가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 일례로 이달 말까지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피어리뷰제도 개선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NIH는 1ㆍ2등에게 각각 1만달러와 5000달러 상금을 내걸었다.

또 오바마 대통령 집권 1년차인 2009년 `피어 투 페이턴트(Peer-to-Patent)`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특허 심사과정에 일반인들을 참여시켰다. 미국 연방정부 정책결정 과정에 일반인들이 참여한 첫 사례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모든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는 플랫폼(data.gov)도 개발했다.

노벡 교수가 민간 분야 전문가들의 정책결정을 강조하는 것은 이를 통해 민주주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정책을 정부와 관료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상황에서는 변화에 대한 욕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고 이는 사회적 좌절로 이어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는 CD 등을 사용할 때는 한 번 저장된 정보를 수정할 수 없었다며 세상이 CD처럼 `읽기 전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벡 교수는 최근 자신의 관심 분야를 온라인 세상까지 확장시켰다. 인터넷 세상의 `열린 정부 혁명`을 꿈꾸는 그는 올해 초 결성된 인터넷거버넌스국제위원회(GCIG)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GCIG는 인터넷 세상의 질서 재편을 논의하기 위해 꾸려진 국제위원회다. 칼 빌트 스웨덴 외무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총 29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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