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관 공유할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하고
리더는 명령하달 대신 `3C` 부터 챙겨라
9ㆍ11테러 구조 영웅의 입에선 인터뷰 내내 대화, 협력, 조율이란 단어들이 반복해 등장했다. 대화를 통해 정보를 모으고 최선의 대응책을 마련해 이를 조직적으로 실행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프 파이퍼 미국 뉴욕소방청(FDNY) 대테러ㆍ위기대비본부장의 얘기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파이퍼 본부장은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구조작전을 지휘한 인물이다. 구조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리더십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미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9ㆍ11테러의 영웅이 됐다. 그가 구조 현장에서 입었던 소방복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역사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으며 유엔의 대테러 콘퍼런스에 연사로 초청되기도 했다. 당시 경험을 강연을 통해 소개한 것이 화제가 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등에서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9ㆍ11테러로 명예를 얻었지만 개인적인 아픔이 적지 않았다. 9ㆍ11테러 당시 소방관으로 일하던 그의 동생은 구조에 투입됐다 사망했다.
파이퍼 본부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전화,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위로의 말부터 꺼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사진을 보니 13년 전 그날이 떠올랐다"며 "유가족들의 슬픔이 헛되지 않도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9ㆍ11테러 직후 이뤄진 뉴욕시와 뉴욕소방청의 테러 대응 과정 평가ㆍ분석에 참여했다. 이후엔 뉴욕소방청에 대테러ㆍ위기대비본부를 직접 설립했다. 또 뉴욕소방청 사상 첫 테러 및 위기 대응 전략플랜을 만들기도 했다. 그가 강조하는 위기ㆍ재난 대응의 핵심은 ‘3C`다. 3C란 `연결(Connect)` `협력(Collaborate)` `조율(Coordinate)`이다.
현장 사태 수습에 나선 기관들의 정보 공유와 긴밀한 협력이 위기 관리의 핵심이라는 말이다. 그는 "긴박한 상황에는 한 기관이 모든 업무를 감당할 수 없다"며 "하나의 컨트롤타워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컨트롤타워에 의존할 경우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를 다 소화하기 힘들다. 따라서 현장 상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나의 컨트롤타워에서 올 수 있는 실수를 막기 위한 장치로 그는 상호 신뢰에 기반한 의사소통을 꼽았다.
파이퍼 본부장은 이러한 의사소통에 대해 `클러스터 네트워킹(Cluster Networking)`이란 용어를 썼다. 9ㆍ11테러 당시의 경험을 살려 자신이 개발한 용어다. 지난해 4월 보스턴마라톤 테러 때에도 이러한 `클러스터 네트워킹` 덕분에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협업을 중시하다 보니 "사고 현장에서 협업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규정했다.
리더 혼자 모든 결정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파이퍼 본부장은 "재난 발생 시 의사결정에는 각 기관장이 권한을 갖고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수평형 지휘체계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협업은 리더와 조직원 간은 물론 조직원 상호 간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한다. 파이퍼 본부장이 이를 "리더로서 중요한 건 명령 하달이 아니라 위험을 함께하는 것"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대원들에게 총책임자가 모두가 한배를 타고 있다는 신뢰와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9ㆍ11테러 때 세계무역센터 안으로 뛰어들어 갈 수 있었던 건 옆 동료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난 수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난 예방이다. 미국은 9ㆍ11테러 대응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가사고관리시스템(NIMSㆍNational Incident Management System)을 도입했다.
기관 간 정보교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NIMS는 재난 발생 시 위기 대응 절차와 사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파이퍼 본부장은 "NIMS를 통해 소규모 화재부터 테러까지 모두 대비ㆍ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IMS는 연방ㆍ지역 정부 기관들은 물론 NGO와 민간 단체까지 하나가 되어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특히 파이퍼 본부장은 "각 기관이 통일된 매뉴얼(체크리스트)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기관이 각자의 매뉴얼을 갖고 있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얘기다. 재난 구조에 참여하는 인력이 하나의 매뉴얼을 공유하지 않으면 제각각 움직일 수밖에 없어서다. 동일한 매뉴얼을 사용할 경우 맡은 업무가 달라도 상황 단계별로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보고ㆍ판단ㆍ지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파이퍼 본부장이 말하는 공유의 중요성이다.
국내 기관들 사이 협력도 중요하지만 국가 간 교류도 필요하다. 그는 "재난에는 국경이 없다"며 "다른 나라의 위기 대처법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뉴욕소방청은 영국 런던소방청 등과 협력해 서로의 제도를 비교하며 재난ㆍ위기 대비책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강래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781138
2014년 5월 21일 수요일
2014년 5월 6일 화요일
'강한 보스턴'의 비결: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으로부터 배우는 위기관리
보스턴 지역 위기대응 기관들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건 '집단지성(Swarm Intelligence)' 덕분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공공리더십연구소와 공공보건대학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으로부터 배우는 위기 속 리더십 교훈: 집단지성의 위대함'을 지난달 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관련 기관들이 전례 없는 상호 협력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말한 '집단지성'이란 한 명이 아닌 다수의 관리자가 상황을 관리하는 체계다. 통일된 원칙과 규율 아래 각 기관의 수장들이 협력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 같은 경우 공통된 목표 설정, 긍정적 태도, 타인의 책임과 권한 존중, 실적 올리기와 책임 회피 지양 등이 주요 원칙과 규율이었다. 본래 집단지성은 개미 등 곤충의 행동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실제로 테러 당시 수습 조치를 분석해보면 하나의 컨트롤타워에서 모든 권한과 책임을 독점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테러범 검거는 보스턴 경찰서가 매사추세츠 주방위군과 함께 담당했다. 그 후 테러범 수사는 보스턴 연방수사국(FBI) 담당 수사관이 총괄했다. 데발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대응팀과 지역 주민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긴급 의료 지원팀은 현장 치료부터 환자 이송까지 완벽할 정도의 협력을 보여줬다. 보스턴 경찰과 주방위군은 102시간만에 테러범들을 잡을 수 있었다. 부상자들을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했기 때문에 사상자 수도 늘지 않았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관련된 모든 기관이 대응 단계별로 어떤 일을 해야할 지 알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원칙과 규율을 지켜가며 예측된 범위 안에서 서로가 담당 업무를 수행했다.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말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꾸준히 유사 사태를 대비해 왔다. 보스턴 지역도 마찬가지다.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등에서 비상사태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미흡한 부분은 보완했다. 지역 내 의사결정자들은 상호 간 신뢰를 쌓아갔다. 위기 상황에서 서로의 업무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공유했다. 협력 기관들이 담당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쌓아 나갔다.
연구팀에 따르면 패트릭 주지사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그는 사건 대응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걸 지양했다. 지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움을 주러 현장에 달려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모든 회의에서 '내가 어떻게 도우면 됩니까'라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작년 4월 15일 일어났다. 3명이 숨지고 260여 명이 부상 당했다.
보고서 원문: http://npli.sph.harvard.edu/wp-content/uploads/sites/8/2014/04/April-2014-Prelim-Report-Dist1.pdf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공공리더십연구소와 공공보건대학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으로부터 배우는 위기 속 리더십 교훈: 집단지성의 위대함'을 지난달 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관련 기관들이 전례 없는 상호 협력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말한 '집단지성'이란 한 명이 아닌 다수의 관리자가 상황을 관리하는 체계다. 통일된 원칙과 규율 아래 각 기관의 수장들이 협력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대응 같은 경우 공통된 목표 설정, 긍정적 태도, 타인의 책임과 권한 존중, 실적 올리기와 책임 회피 지양 등이 주요 원칙과 규율이었다. 본래 집단지성은 개미 등 곤충의 행동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실제로 테러 당시 수습 조치를 분석해보면 하나의 컨트롤타워에서 모든 권한과 책임을 독점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테러범 검거는 보스턴 경찰서가 매사추세츠 주방위군과 함께 담당했다. 그 후 테러범 수사는 보스턴 연방수사국(FBI) 담당 수사관이 총괄했다. 데발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대응팀과 지역 주민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긴급 의료 지원팀은 현장 치료부터 환자 이송까지 완벽할 정도의 협력을 보여줬다. 보스턴 경찰과 주방위군은 102시간만에 테러범들을 잡을 수 있었다. 부상자들을 신속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했기 때문에 사상자 수도 늘지 않았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관련된 모든 기관이 대응 단계별로 어떤 일을 해야할 지 알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원칙과 규율을 지켜가며 예측된 범위 안에서 서로가 담당 업무를 수행했다. 하나의 오케스트라처럼 말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꾸준히 유사 사태를 대비해 왔다. 보스턴 지역도 마찬가지다.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등에서 비상사태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미흡한 부분은 보완했다. 지역 내 의사결정자들은 상호 간 신뢰를 쌓아갔다. 위기 상황에서 서로의 업무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공유했다. 협력 기관들이 담당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쌓아 나갔다.
휼륭한 후속 조치가 사회적 갈등도 최소화 시켰다. 대응이 더디고 성과가 없으면 집단적 마녀사냥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특히 언론이 희생양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능력 없는 고위 공직자들이 주요 타깃이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당시 이런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작년 4월 15일 일어났다. 3명이 숨지고 260여 명이 부상 당했다.
보고서 원문: http://npli.sph.harvard.edu/wp-content/uploads/sites/8/2014/04/April-2014-Prelim-Report-Dist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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